'깔끔한척'…지나치게 깔끔하면 병일까?
메디컬투데이 2009-04-08 발행
사랑파수꾼]김태훈의 이야기
인간이 동물과 다른 차이를 보이는 것은 위생 개념이 있어 자신 주변을 깔끔하게 관리를 하는 것이다. 물론 동물들 중에서 생명과 관계되는 것은 관리를 통해서 깔끔하게 정리하지만 인간은 생명과 무관하게 보다 깨끗한 삶을 위해서 자신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한다. 그러나 이런 깔끔한 것이 정도가 지나쳐서 병적인 사람들이 종종 있다. 이중에서 손을 아무리 깨끗하게 씻어도 더럽다는 생각 또는 나쁜 병균에 오염됐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 손을 계속해서 씻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생각들이 본인이 생각해 봐도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알지만 이런 생각이 자꾸 들어 손을 씻는 계속해서 씻는데 이런 모습을 강박증이라고 한다. 그러나 강박증이 있다고 생활 전반에 걸쳐서 지나치게 깔끔한 사람은 아니다. 강박증이 있게 되면 생활 주변을 관리하고 자신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하지 않지만 손이 더러워졌다는 생각만이 들어 자꾸 손을 씻게 되는 것이다.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자신의 스케줄을 완벽하게 관리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강박증이 아닌 강박적인 성향을 띠고 있는 것이며 이런 성향이 매우 지나칠 때 '강박성 인격장애'라고 한다. 사람들은 흔히 생각할 때 강박적인 성향이 강할 때 강박증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 그렇지 않고 강박적인 성향이 많을수록 오히려 우울증 증세가 더 잘 나타날 수 있다. 정신 역동학적으로 볼 때 강박증은 자신 내부에서 발생하는 불안감으로 인해 나타나는 불안 장애중 하나이며 이런 불안이 너무나도 커 감당하기 어려워 직접적인 불안 증세로 나타나지 않고 불안감과 연관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손을 자주 씻는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은 불안감을 유발하게 하는 것들이 손이 더럽다는 다른 내용으로 대치돼 나타나게 되고 이런 생각들이 끊임없이 들게 하면서 이런 생각들을 없애기 위해서 을 반복적으로 씻는 행동으로 중화돼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강박적인 인격 장애인 경우 정신역동적으로 볼 때 프로이드의 자아 성장 시기 중 항문기에 고착된 것으로 설명하며 이에 따라 초자아(superego)가 경직되어 성격으로 형성된 것이다. 따라서 강박증과 강박성 인격 장애는 서로 다른 것이다. 흔히 생각할 때 강박적인 성향을 띠게 되면 지나치게 깔끔한 것만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외 자신의 일을 완벽하게 정리하고 약속을 잘 지키면서 법과 규칙을 잘 지키면서 자신의 일을 잘 관리하는 사람은 바로 강박적인 성향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강박적인 성향을 지닐수록 규칙적이고 합리적인 것만을 강조하다보니 대인 관계에서 따뜻함을 표현하는 감상적인 모습과 거리가 있고 타인에게 대하는 태도가 형식적이고 냉담해 옹졸한 사람으로 보여 삶 자체가 재미가 없어 보이게 된다. 또한 이런 사람일수록 게획을 철저하게 세워 실수가 없는 편이지만 지나치게 꼼꼼하게 계획을 세우다보니 일 진행이 느릴 수가 있다. 이런 성향의 사람들은 수직 관계에서 복종을 중시하기 때문에 이런 성향을 지닌 상사인 경우 밑의 직원은 매우 피곤하지만 이런 직원을 둔 상사는 행복하다. 따라서 융통성이 요구되는 직장보다는 정확성이 요구되는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직장이 보다 어울린다. 강박적인 성향을 가질수록 가정에서는 지켜야 할 규칙이 많아지게 되며 이런 가정 생활에서 자란 아이들도 부모의 이런 성향에 영향을 받아 강박적인 성향을 지니게 된다.
그러나 소아인 경우 이런 모습이 지나칠 때 성인과 달리 소아 강박증으로 발전하기도 하지만 성장하면서 강박증 증세가 완화돼 부모와 달리 강박적이지 않고 융통성 있는 성인으로 성장하기도 한다. 강박적인 성향을 지닌다고 해서 깔끔한 것이 아닌 반대의 모습인 정리 정돈을 하지 않거나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하는 유유부단한 모습으로 보일 수도 있다. 이러한 모습은 어떤 물건을 버려야 할 지 혹은 어떻게 정리 정돈을 해야 하는 것이 좋은지 완벽한 결정을 하지 못하기 때문.
이런 모습을 강박적 성향에서 또다른 감춰진 모습중 하나이다. 강박적 성향이 있는 사람들은 이런 유유부단한 모습으로 인해 고통을 잘받고 이런 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정신과에 방문하게 되고 사회에 잘 적응하는지 못하는지의 척도가 될 수가 있다. 그러나 대다수 강박적인 사람들은 자신과 타인에 대해서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특히 돈에 대해서 두드러지며 그것은 돈과 재산은 미래의 재난에 대비해 준비하는 것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