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충격 카이스트 재학생들 "고민 터놓는 장 있어야"(소아정신과)-뉴시스 2011년 4월 11일
자살 충격 카이스트 재학생들 "고민 터놓는 장 있어야"(소아정신과)-뉴시스 2011년 4월 11일
【서울=뉴시스헬스/뉴시스】 잇따른 자살로 충격을 안겨준 카이스트 사태에 가장 동요할 수밖에 없는 집단은 바로 카이스트 재학생들이다.
재학생들은 자살한 학생들과 같은 수업 일정과 학업 환경 속에서 비슷한 압박을 받으며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
학내 제도 개편도 필요하겠지만 남아 있는 재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1일 사랑샘터 소아정신과 김태훈 원장은 "자살이 확산되는 '베르테르 효과'를 막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서로의 고민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마찬가지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 온 교수 역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대화의 장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김 원장은 "그동안 최우수 학생으로 분류돼 온 엘리트 학생들이지만 모아 놓고 경쟁을 하면 또 다른 순위가 생기고 낙오자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그동안 공부 외에는 다른 것을 경험하지 못한 학생들이 낙오자가 됐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극심한 갈등을 겪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10대의 교육 과정 역시 전인교육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실패의 경험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한다는 점도 지적됐다.
김 원장은 "학점이 떨어진 학생이나 결석률이 많아지는 학생 등에 대해서도 성적 외의 관심을 갖고 특별히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학교마다 설치돼 있는 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학생들의 요구와 제도가 연계될 수 있는 통로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이렇게 자살이 잇따를 경우 '베르테르 효과'로 인해 자살을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자살에 대한 정당성과 용기를 부여하기 쉬워 더욱 위험하다.
김 원장은 "모방자살은 '저 사람도 죽었는데 나도 죽어도 되는구나' 하는 대중심리가 반영된 것"이라며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상대를 찾아야 할 뿐 아니라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주위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학생들이 심리 상담을 받는 과정에서 경각심을 가질만한 내용이 나올 경우에는 가족 등 주위 사람들에게 알리고 함께 해결점을 찾거나 적어도 고민을 혼자만 안고 가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
